북해도의 아침은 한국보다 좀 빠르다. 눈부심과 차가운 냉기에 몸을 뒤척이며 시계를 찾아보니, 대충 오전 5시 반 정도.

예상 기상시간은 오전 8시 정도 였는데, 무려 약 3시간이나 빠른 기상을 해버렸다. 이불을 뒤집어 쓰고 태양을 등져 누워보기도 하고, 베게로 막아보기도 했지만 그사이에 잠이 깨버려서 단잠을 포기하고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정신을 차려 보았다.

오늘의 일정은 기차를 타고 일본의 유명 온천 지역인 노보리베츠로 간다. 7년전 하코네에 갔을때는 온천에 발도 담궈보지 못하고 관광지만 돌다가 정작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후지산도 못보고 돌아왔던 원한을 풀어보겠다고 포함시킨 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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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 홋카이도에 철도 여행 패키지로, ‘JR로 떠나는 당일치기 온천여행’ (http://www2.jrhokkaido.co.jp/global/pdf/k/daytrip2015.pdf) 이라는 패키지가 준비되어 있는데, 이 패키지를 이용하면, JR 특급열차 왕복 티켓 + 노보리베츠 왕복 버스 비용 + 온천호텔 점심 식사 + 온천 입욕 이 가능하다. 호텔에 따라서는 낮시간의 객실을 사용할 수 있고, 객실을 쓰지 못하는곳은 휴게실을 이용 할 수 있다.

이번 일정에서는 노보리베쓰 그랜드 호텔의 패키지를 이용했는데, 2014년에는 8,800엔이었는데, 2015년 여행 팜플렛을 보니 8,500엔으로 인하 된듯

구입은 삿포로역 트윙클 플라자에서 가능한데, 최소 2일 전에는 구입을 해야한다. 하지만 한국서 미리 온라인으로 예약을 하고 갔기 때문에, 첫날 트윙클 플라자에서 금액 지불을 하고 2일차에 사용이 가능했다. 참고로 최소 인원이 1인부터 가능해서, 혼자 여행하는 사람도 사용이 가능함.

문제는 외국인을 위한 온라인 예약 페이지가 없다는건데, 일본어 페이지에서 다음 URL로 들어가면 일본어로는 예약이 가능하다.
3~4일차에 방문을 하는 분이라면, 여름에는 그렇게 인기도가 높아보이지 않으니 그냥 현장에 가서 구입을 해도 될듯 한데, 예약을 하는건 뭐 유비무환!

◆ 관련링크: http://kokunai.tour.ne.jp/toku/search/tour/dtlist.php?grp=6290&cat=37200&did=3&sel_year=&sel_month=&sel_day=&sel_ple=&tur_prd=
※ 참고로 저도 일본어 전문 지인에게 도움을 받아서 진행했던 부분이라, 저에게 문의를 하셔도 정확한 답변을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하여튼 출발 준비를 끝내고 호텔을 나선 시간은 약 오전 9시 정도, 기차 출발시간이 대략 10시 정도여서, 아직 해결하지 못한 아침 끼니를 해결 해야 하는데, 여행을 와서 그래도 좀 색다른걸 먹어보고 싶어 지인의 추천을 받아 삿포로 역 앞의 사토수산에서 연어 삼각김밥을 구입하기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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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삿포로 역을 통해 오전 10시경에 기차를 타시는 분은, 에키벤도 좋지만 이곳에서 삼각김밥을 구입해 보시는걸 강추합니다. 가게가 오전 9시에 오픈을 해서 판매를 시작하는데, 수산물 가게 답게 연어와 연어알 오니기리를 판다. 이게 은근 가격이 있긴 한데, 맛은 요즘 유행하는 표현으로 ‘핵존맛’인데, 크기도 커서 하나로 한끼 식사는 충분히 가능함…. 멍청하게 2개를 사서 하나를 먹고 배가 불러 가방에 넣어놨다가, 점심은 온천 호텔에서 식사를 하고 결국 저녁때까지 처리를 하지 못하고 남아서 부패가 염려되어 하나는 버릴 수 밖에 없었던 비운의 삼각김밥이었다…. 2개 구입해서 800엔 소모

참고로 마실건 코카콜라 500ml 캔을 구입했는데… 가격은 막 103엔… 한화로는 1,000원도 안함 부들부들… 한국서 500ml 사면 거의 2배인데 빼에에에엑

어쨋든…. 기차는~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이 아니고… 노보리베츠를 향해 출발… 하지만 노보리베츠까지 가는 길이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으며 가는 길이 될줄은 출발 직전까지는 예상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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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역에서 노보리베츠까지의 열차 여행 경로

노보리베츠가는 기차

Kyong-won Lee(@exteystyle)님이 게시한 동영상님,

기차를 조금 일찍 타서 일찌감치 자유석의 좋은 자리를 선점해서 앉아 있는데, 이때 혼자 여행하는 사람답게 재빠르게 이어폰을 끼고 창밖이나 보고 있던지 했어야 했다. 사람들이 점점 자리를 잡기 시작하고 열차가 출발하기 직전에 중년 부부가 들어왔는데, 두 자리가 다 빈곳이 거의 없는 상태였는데. 먼저 나서서 비켜주기도 뭐하고 그냥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남편되는 분이 열차의 방향이 노보리베츠가 맞는지 확인을 하려고, 앉아있는 사람들을 붙잡고 ‘노보리베츠? 노보리베츠?’ 하는데 묘하게 다들 잘 모르겠다고만 하고, 부부끼리 대화를 하는데 한국어로 ‘이 열차 아닌거 아냐?’ 이러길래 반사적으로 이 열차 맞습니다. 하고 대답을 해준게 스트레스의 시작이었다.

그분들이야 원하는 답을 알아 안심하는 표정이 되었는데, 앉는 자리 조차도 내 옆자리와 그 앞자리로 나뉘게 되어… 그때부터 계속 대화를 시도하시는거 때문에 좀…. 사실 여행 목적지나, 노하우 같은거에 대해 대화를 하는건 스트레스도 아니고 문제될것도 아닌데… 뭐랄까 대화가 이어지면서 약간 도를 넘어서는 질문과 요청 같은거 때문에…. 좀

예를 들어 이미 예약을 해서 가는건데, 그분들은 예약 없이 그냥 자유여행으로 당일치기로 방문을 하면 온천 쓸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으로 기차를 타신건데 뭐 사실 이것도 정답이지만. 내 여행 플랜이 식사와 온천이 포함된거니 본인들도 가서 그걸로 이야기 잘 해서 같이 할인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 같은 이야기 라던가, 아주머니 측은 질문을 하는데 호구조사를 해서 집이 어디냐, 직장은 어디냐, 결혼은 했냐, 여친은 있느냐, 대학은 어디 나왔느냐…. 같은건 대체 왜 물어보시나요… 제발..ㅠㅠ, 거기다 어느순간에 같은 일행이 된건지 온천 끝나고 만날 장소와 시간을 정하려고 하시길래 결국 그건 완곡하게 거절을 하고 해방되었다. 어떤 사람에겐 별거 아닌 이야기일 수 있는데 나한테는 은근히 스트레스가 심한 사건이었다.

그 와중에 아침까지만 해도 거의 구름한점 없이 쾌청했던 하늘은, 신치토세를 지나서 부터 먹구름낀 하늘로 변하더니 태평양이 보이는 시점에서는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날씨로 변해버렸다. 뭐 어찌 되었든간에, 약 2시간 정도의 기차 여행을 마치고 노보리베츠역에 도착.

노보리베츠역에서 노보리베츠 온천 마을까지는 택시나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버스가 그렇게 자주 있는 편은 아니었다. 버스표는 이미 JR패키지 구입할때 포함이 되어 있기 때문에 추가로 구매할 필요는 없었으나, 같이 기차를 타고온 한국인 부부의 버스 티켓 구매를 도와주고 버스를 타고 온천 마을로… 대략 30분 좀 안걸린거 같기도.. 어쨋든 온천마을에서 한국인 부부와는 작별을 고하고 노보리베츠 그랜드 호텔로 향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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