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내리던 비는 아침까지 계속 이어지고…. 덕분에 아침에 일어나서도 비온다는 핑계로 미적거리다 여유있게 출발..이라지만 이때도 기차 시간표도 안보고 역에가서 시간표 보면 있겠지 이런 마인드… 사실 이날 좀 일찍 나와서 요이치를 일찍 다녀왔어야 했는데 결국 반나절 후 땅을 치며 후회하게 되었다… 이건 뭐 다음 이야기에서.
전 이야기에서 언급을 하지 않았었는데, 전날 여행의 동반자였던 트리플 파이 이어폰이 케이블이 끊어지는 불행을 겪게 되었는데 혼자 여행하는 마당에 기차 타고 가는데 이어폰이 없으면 너무 심심해서 삿포로역 바로 옆에 있는 빅 카메라에 들러 이어폰을 사기로 결정 하였다.
방문한김에 카메라 매장에 들러 구경도 하고, 이어폰도 쓸만한거 있나 찾아보다 너무 비싼거 사긴 그래서 소니 EX450을 구입… 인데 여기서도 트러블이..
구입하고 영수증 챙겨서 매장을 나오는데, 매장입구의 도난방지기에서 갑자기 삐~~~ 하는 소리가 나는 상황이 발생… 근처에 있는 손님들은 다 쳐다 보고 당황해서 다시 입구 안쪽으로 들어와서 누가 오겠지 하고 기다리는데…
….아무도 오지 않는다 (…)
구입한 이어폰에 문제가 있는건가 해서 이어폰만 도난방지기 앞에 슥 가져다 대니 또 삐~~ 하는 경보음이… 하지만..
… 아무도 오지 않는다 (…)
결국 계산대로 다시 가서, 계산해준 점원에게 엉터리 일본어로 이거 문제있는거 같다, 삐 소리가 난다. 라고 하니… 역시나 계산하면서 도난방지용 태그를 제거 안해서 이 난리가.. 뭐라 뭐라 열심히 사과를 하는데 뭐 다 알아듣지도 못하고. 쿨하게 괜찮다고 하고 탈출…
다시 삿포로 역으로 이동하여 기차에서 간단하게 아침 끼니를 해결할 빵과 음료를 좀 사고 요이치행 기차표를 구입하였다.
플랫폼으로 들어가기 전에, 역무원에게 요이치행 열차가 몇번 플랫폼이냐고 물어보니. 일단 4번 플랫폼에서 타라고 하면서, 뭔가 갑자기 설명을 시작..
나중에 곰곰히 생각해보니 11시 44분 차를 타고 오타루에 도착하면 12시 20분에 출발하는 열차로 환승을 하는게 가장 빠르다… 라는 이야기 였는데..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열차 시간표를 잘 볼줄 몰라서 그냥 완행열차 타고 한번에 갈 생각이었는데..역무원 덕분에 빠르게 가는법을 알아서 좀 더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근데 지인들 말로는 영어로 물어보면 이렇게까지 설명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거 같고, 일어로 물어보면 일어를 알아듣는다고 생각해서 뭔가 열심히 설명을 해준다는 듯 한데… 뭐 물론 케이스 바이 케이스겠지만..
호텔에서 나올때만 하더라도 비가 조금씩 오던 날씨가 오타루 방면 기차를 타고 가는길에 비가 그치기 시작하였다… 역시 초반에 좀 비 맞더라도 우산을 안들고 온다는 선택이 옳았지…
우선 특급 열차로 오타루역에 내리자 바로 옆 플랫폼에 출발 대기 하는 열차가 하나 있는데, 잽싸게 뛰어가서 보이는 역무원에게 이거 요이치행 열차냐고 물어서 확인하고 탑승…
삿포로역에서 요이치까지 가는 기차길은 대략 절반 정도가 해안가를 달린다. 해안가를 기차로 달려본 경험은 처음이었는데, 어촌 마을도 보이고, 여름이라 바닷가에서 놀고있는 아이들도 보이고. 해안의 절벽과 바위들로 이루어진 풍경등을 감상하면서 요이치에 도착하였다.
요이치는 상당히 작은 시골도시라 기차역도 작고 한산한 분위기였다… 어쨋든 목적지는 역 바로 앞의 닛카 위스키 공장… 대충 걸어서 10분도 안걸린 기분인데…
공장 입구는 유럽 성…이라기엔 작고 뭐 장원 같은(직접 본적은없지만..) 분위기? 어쨋든 공장이라기 보단 관광지 같은 느낌을 많이 주는데, 단순 관광지가 아닌 실제로 제품을 생산하기도 하는 공장이다.
내부에는 잘 꾸며놓은 녹지안에 서양식 스타일의 창고 및 공장 건물들이 먼저 보이고, 각각의 건물을 돌면서 닛카 위스키의 생산 과정등을 볼 수 있으며, 창업자의 생가와 닛카 위스키 박물관등을 구경할 수 있다… 위스키 박물관에서는 위스키 시음이 가능하지만 여기서는 좀 고급 위스키들을 유료로 시음이 가능하고, 마지막에 도착하게 되는 무료 시음장에서 닛카 위스키와 애플 와인 그리고 알콜이 없는 애플 쥬스등을 시음할 수 있다.
사실 닛카 위스키 공장의 방문의 주 목적은 관광도 관광이지만 원주라고 숙성 통에서 바로 병입한 불리는, 물도 섞지 않고 블랜딩도 하지 않은 순수한 위스키이다. 가격은 상당히 비싼편인데, 20년 숙성 제품의 180ml 용량을 구입했는데, 이게 알콜도수는 60% 라고… 참고로 여행 다녀온지 2년차이지만 아직 개봉하지 않고 놔두고 있는데.. 이걸 언제 마셔볼까 싶기도…
어쨋든… 위스키 공장 구경도 하고, 시음도 하고… 주 목적이었던 원주도 구입하고 이제 오타루로 이동을 하기로… 하지만 뭔가 색다른 경험을 한번 해보고 싶어 이번엔 기차가 아닌 버스에 도전을 해보자! 하고 결정…
…사실 전철보다 요금도 비싼거 같고, 시간도 더 걸리니 한번 일본의 버스를 타보겠다! 라는 생각이 아니면 딱히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 수단인데.. 한국버스와는 다른점이 많아 색다르긴 했다.
우선 승차는 뒷문으로…탑승할때 종이로 된 버스표가 나오는게 있는데 한장을 뽑고 자리에 앉으면 출발…이라지만 여긴 시골이라 그런지 한국처럼 그냥 출발 (…)
버스의 크기가 서울의 시내버스보다는 작고.. 마을버스보다는 조금 큰 느낌? 일단 좌석이 너무 좁다… 비행기 이코노미보다 좁아서 뒷좌석에 앉으니 똑바로 앉으면 무릎이 걸려서 결국 비스듬하게 앉아 가는걸로…
버스로 이동하니 일본의 시골 마을 풍경을 좀 더 볼 수 있었다는 장점이 있긴 했는데, 뭐 요이치에서 오타루역 까지 버스를 타도 약 30~40분이면 도착이라.. 굉장히 빠르게 지나갔다..
짧은 버스 여행이 끝나고 드디어 오타루 도착… 시간은 오후 2시 30분경을 지나고 있었다…
To be Continued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