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해도 여행의 4일차… 주변 사람들에게 매우 식상한 일본 여행이라지만, 북해도는 몇년 전 다녀온 도쿄에서의 경험과 주변 사람들이게 들어 온 일본 여행과는 다른 참신함이 있었다.

북해도 여행 일정중에서 가장 기대 했던 여행지가 4일차의 목적지인 후라노, 비에이 지역이었고… 이 지역의 유명한 라일락이 있는 풍경 때문에 여행 일정도 일부러 7월 말로 정했었다.. 하지만 이 후라노-비에이가 이 여행에 있어 가장 큰 불완전 연소가 될줄은 이날 아침 호텔을 나설때 까지만 해도 예상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사실 여행 플랜을 지나치게 허술하게 짜서 예고된 불완전 연소였지만…

안그래도 해가 일찍 뜨는 한여름의 7월이지만, 북해도의 아침해는 서울의 그것보다도 더 빨리 나타나 침대에서 나오기를 재촉하였다.
호텔에서 나오자 마자 뜨거운 태양이 존재감을 과시하는데, 아침부터 덥다 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이 말이 하루동안 가장 많이 하게 되는 말일 줄이야… 태양이 내리 쬐는 한 북해도의 여름은 결고 시원하지 않다. 물론 해가 지면 천국이지만…

…2일차 노보리베츠에 갈때 처럼 삼각김밥을 사서 기차 안에서 먹으려 했으나, 너무 이른 시간이라 아직 가게 오픈을 하지 않았다.. 불가피하게 역내 빵집에서 간단한 끼니용 빵을 구입… 맛있는 밥은 후라노에 가면 먹을 수 있겠지 라며 스스로를 달래며, 기차는 후라노를 향해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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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라노까지 나를 실어 줄 열차는 라벤더 익스프레스인데, 첫 날 여행기에서 예고한대로 이 라벤더 익스프레스에 대해 설명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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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라노 익스프레스는 계절 한정으로 관광 성수기에 맞춰, 삿포로에서 후라노 까지 직행으로 운행하는 열차로, 후라노-비에이 프리티켓을 구입하면, 삿포로 에서 후라노-비에이 지역을 포함하여 북해도 제2의 도시 아사히카와 까지 자유롭게 열차를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이다.

구입은 삿포로역 JR 여행자 안내 센터에서 사전에 구입 할 수 있는데, 지정석을 이용하고 싶으면 사전에 예매를 하는게 좋다. 유효기간은 4일..

단… 이 여행기를 보신 분이라면 알겠지만, 2일차에 노보리베츠, 3일차에 오타루와 요이치… 그리고 4일차에 이 후라노-비에이를 다녀오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사실 홋카이도 레일 패스를 이용했어도 큰 차이가 없었을것 같은게 함정.. 물론 노보리베츠 당일치기 온천 여행 패키지는 식사를 포함하고 있어서 어찌보면 내가 각각 별도로 구입한 티켓 패키지가 더렴했을지도 모르는데, 그래봤자 1~2천엔 사이일듯도…

하여튼 비에이-후라노 프리티켓은 비에이, 후라노 지역에서 1~2박은 해야 좀 쓸만한 티켓일 수 있으니 여행 계획을 짜실 분은 참고하시는게 좋을 듯도…

솔직히 다음에 다시 북해도에 갈 기회가 있다면 홋카이도 레일패스 7일권 구입해서 한 9박 10일 정도 돌아다니다 오고 싶긴 하다… 4박 5일은 너무 짧았어….

어쨋든 본론으로 돌아와서… 후라노 익스프레스 열차는 일반 열차가 아닌 관광열차 개념이라 이동중 특정 지역에 대해 설명도 해주고, 창문도 넓어서 풍경 구경하기도 좋다. 예약을 좀 더 빨리 해서 운 좋게 1호차를 타게 되면 열차 전면을 통해서도 풍경 감상이 가능하니 빠른 예약으로 도전해 보면 더 좋을듯…

북해도의 시골 풍경을 감상하며, 약 2시간을 달려 후라노에 도착하였다… 뭐 환영해주는건 여전히 내려쬐는 뜨거운 태양이었지만..

후라노에 가면 꼭 가서 먹어보고 싶은것이 있었으니, 창작 향토요리집 쿠마게라에서 파는 와규 사시미 덮밥… 사실 사슴고기 전골도 먹어보고 싶었지만. 입은 하나요 내 배의 용량은 정해져 있고.. 지갑은 얇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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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알의 달콤함과 신선하고 향긋한 고기의 맛을 함께 느끼며 먹으니, 북해도 여행에서 먹어본 음식중에서는 가장 맛있게 먹었던 한끼였다. 맛있는 음식과 시원한 생맥주를 마시면서 몸과 마음이 다 느긋해졌지만. 덕분에 이 이후에 닥쳐올 고행에 대해서는 예상을 하지 못하였다…

식사를 하고 나와서 기차역으로 가니… 비에이 방향으로 출발하는 열차가 좀 전에 출발해버린것이었다.. 후라노에 도책해서 쿠마게라에 들어가 밥을 먹은게 약 11시 30분경… 약 30분 정도 여유있게 식사를 하고 역에 도착하니 12시 정각이었는데… 문제는…. 이 시즌에만 운행하는 노로코 열차가 11시 52분에 이미 출발해 버린 것… 다음 열차는 몇시인가 시계를 보니 13시 14분 … 안그래도 당일치기라 시간이 부족한데 여기서 1시간이나 놓치게 생긴것이다.

…만약 당일치기로 후라노-비에이를 여행하고자 한다면 절대로!!! 렌트카 또는 택시 관광을 이용하는걸 추천… 당일치기로 버스와 기차만으로는 제대로 된 후라노-비에이 여행은 즐기기 힘들다..

어쩃든 기차는 놓쳤고.. 1시간을 기다리느니 30분을 기다려서 버스를 타겠다는 심정으로 후라노역 앞에서 쿠루루버스 표를 구입… 2일간 사용할 수 있는 티켓으로 가격은 1,000엔… 아이고 아까운 내돈…

목적지는 우선 라벤더 밭이 유명한 팜 도미타… 버스를 타고가면 중간 중간 후라노 와인 공장, 캄파나 롯카테이, 포도과즙 공장 등을 지나 종점인 팜 토미타 까지 약 25분에 걸쳐 도착한다.

팜 도미타에 도착하니 그동안 사진으로만 봐 왔던 라벤더를 포함한 여러가지 색의 꽃들로 이루어진 넓은 구릉지대를 볼 수 있는데, 이미 꽃은 모두 만개해 있어서 멋진 풍경을 감상 할 수 있었다… 근데 혹자는 만개한것 보다는 꽃 봉오리가 생겼을때가 더 예쁘다는 평을 하는데, 라벤더를 즐기기 위해서는 7월 중순부터 1주일 사이 정도가 아닐까 싶다..

풍경을 구경하고, 라벤더 아이스크림도 하나 먹고, 라벤더로 만든 기념품도 몇개 사서 다시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로 결정…이번에는 비에이쪽의 사계의 언덕으로 가기로 결정..

사계의 언덕을 가기 위해서는 비에이역까지 가는거보다는, 그 전역인 비바우시역으로 가는게 좋은데, 팜 도미타 바로 옆에 있는 간이역인 라벤더꽃밭 역에서 기차를 타고 가면 된다.. 하지만… 또 기차를 놓쳤다 (…)

여행 성수기 기간에는 관광열차닌 노로코 열차가 임시 편성으로 다니지만, 내가 노리던 기차는 일반 열차인 13시 27분의 열차였는데… 약 5분 차이로 또 열차를 놓치고… 그 다음 열차는 또 약 1시간 후인 14:22분 열차… 이 열차를 타겠다고 아무것도 없는 간이역인 라벤더꽃밭역에서 멀뚱멀뚱 서있기는 뭐하고…. 고민을 하다가… 그렇다면 다시 후라노 방향으로 가는 열차를 타고 후라를 찍고 U턴하여 비바우시로 가기로 결정… 어차피 시간은 흘러가겠지만 기차에서 앉아서 풍경 구경은 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는데, 열차를 놓친걸 빼면 나름 만족스러운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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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쨋든 후라노역 방향으로 가는 13:42분의 노로코 열차를 잡아타고 후라노를 찍고 U턴하여 비바우시로…. 이 선택의 장점은 관광객이 붐벼 서서가는 사람도 많았지만, 편하게 앉아서 가며 창밖 풍경을 즐길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날씨가 맑아 먼곳의 풍경까지도 보였는데, 저 멀리 이야기로만 듣던 대설산도 구경하면서 약 14시 45분경 비바우시에 도착…..도착후 첫 감상은 ‘완전 깡촌이네 여기 (…)’

비바우시에서, 비바우시 초등학교를 지나 사계의 언덕을 가는길은 뭔가 땡볕 아래서의 고행을 하는 기분이었다… 정말 그늘하나 없는 길을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데 홀로 걸어가는 이 고독함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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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약 2km를 홀로 걸어, 사계의 언덕에 도착했다… 이 시점에서 이미 HP가 제로에 육박… 무거운 카메라는 왜 이렇게 짐스러운지… 던져버리고 싶었지만 뭐 시원한 음료수로 갈증부터 달래고, 사계의 언덕 꽃밭을 설렁설렁 구경하며, 알파카도 보고 넓은 구릉지대에 펼쳐진 꽃밭도 구경하고…. 하긴 했지만 사실 풍경은 사계의 언덕 오는 중간에 보았던 들판의 풍경이 더 맘에 들었던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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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의 언덕에서 구경을 마치고 나올때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던 관광객들이 보이던데, 차도 별로 없고 사람도 없는 이지역에서 차라리 1박 이상을 하면서 자전거를 타고 구경하고 다녔다면 참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오늘의 실패는 다음의 성공으로 라는 심정으로 마음속의 메모장에 메모해 놓고 다음을 기약해 보기로 하였다.

사실 원래 계획은 여기서 사계의 언덕을 구경하고, 비에이의 다른 명소들을 구경하러 가야지…였지만… 틀렸어 꿈도 희망도 없어… 여기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걸어가는 수밖에 없는데..그러기엔 이미 체력도 남은 시간도 없는 상태였다…지정석을 예약해 놓은 후라노에서 출발하는 라벤더 익스프레스는 17시 36분인데 시간은 이미 15시 35분… 너무나도 피곤하기도 하고, 16시 5분에 출발해서 후라노에 도착하면 또 16:40분이 되어서 기차역에서만 약 1시간 반을 기다리는 신세가 되는건 싫었던지라 열심히 머리를 굴린 결과… 내 티켓은 프리티켓이니 꼭 후라노에서 출발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은가!! 이왕 이렇게 된거 아사히카와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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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우시에서 아사히카와행 열차가 16시 20분쯤 이니 한 15분만 기다리면 열차가 오길래, 이 열차를 잡아 타고 바로 아사히카와 역으로… 열차 시간표를 보니 아사히카와에 도착하는 시간은 17시 2분… 여기서 10분만 기다리면 삿포로로 가는 특급 오오츠크 열차가 나타난다! 아싸 좋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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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벤더 익스프레스의 지정석을 포기하고, 이 열차의 자유석을 탈 수밖에 없었지만, 운 좋게 자리가 있어서 편하게 앉아서 올 수 있었다…

뭐 이 삽질을 한 덕에, 북해도와서 타본 열차 종류가 늘어났다는건 좋은듯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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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는 북해도의 저녁노을과 함께 삿포로를 향했고, 기차여행은 생각보다 안락한 여행이 되어서 체력을 좀 회복해서, 삿포로에 도착하자마자, 유니클로에서 티셔츠를 사서 땀에 젖은 옷을 좀 갈아 입고, 백화점에서 마감 세일을 하는 고~급 초밥을 구입 한 다음, 호텔로 귀환…

호텔에 도착해서는 뭐 냉장고에 일단 초밥을 넣어 놓고, 다시 나와서 스스키노에 있는 돈키호테에 가서 잽싸게 필요한 쇼핑을 후다닥 하고, 다시 호텔에 귀가하여 혼자만의 초밥 파티를 열고, 뜨거운 욕조에서 피로를 풀고 내일은 귀국을 해야한다는 아쉬움을 안고 침대속으로…

…내일은 다시 서울로..일상으로..

To be Continued

This article has 2 comments

  1. M2SNAKE

    이 동네 참 좋았는디 이때쯤에 팔 탄 게 연말까지 가더라…
    글고보니 철학의 나무는 땅 주인이랑 계속 마찰이 있다가 얼마 전에 결국 트랙터로 밀어버렸다고…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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